중국 완다영화의 극장 혁명 OTT 시대에 살아남는 '슈퍼 엔터테인먼트 공간' 전략

영화관에서 콘서트까지 'Rtime' 브랜드로 젊은 층 다시 끌어모은 비결

중국 영화의 대명사 완다가 1+2+5 전략으로 콘텐츠 제작부터 게임까지 다각화한 생존법

한국 극장도 고민의 궤가 같은 OTT에 밀려나는 영화관, 완다에서 답을 찾으라

2025년, 중국 영화 산업은 근본적인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선 완다 영화(Wanda Film)는 단순한 극장 운영의 범위를 넘어, 새로운 문화 소비 공간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기존의 ‘WD’ 로고를 과감히 버리고 ‘Rtime’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했다. ‘재시작(Return)’과 ‘열정(Radiate)’ 등 여섯 가지 핵심 콘셉트를 통해, 완다 영화는 젊은 세대와 트렌드 중심의 관객을 다시 영화관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적 방향을 분명히 했다.
 

[사진설명]=영화관의 미래를 바꾸는 중국式 공간 혁신 전략을 선택하고 이를 발표하는 완다 영화의 재도전 선언 현장의 모습. 사진제공=万达电影

 

변화의 배경에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2024년 중국 영화 시장은 매출이 전년 대비 22.6% 감소하고 관객 수도 22.3% 줄어드는 등, 전례 없는 ‘빙하기’에 직면했다. 완다 영화 역시 매출이 15.44% 하락하고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핵심 소비층으로 여겨지던 25세 이하 관객의 비중이 2019년 32%에서 2024년 24%로 감소하면서, 젊은 층의 이탈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존의 ‘영화 상영 + 매점’이라는 단순 수익 구조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에서, 완다 영화는 대대적인 전략 수정에 착수하게 된다.

 

이들이 제시한 ‘1+2+5’ 전략은 미래를 위한 설계도이자 생존을 위한 실험이다. 여기서 ‘1’은 슈퍼 엔터테인먼트 공간, 즉 영화관을 하나의 종합 오락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을 의미하고, ‘2’는 내수와 글로벌 양대 시장의 동시 공략, ‘5’는 극장 운영, 콘텐츠 제작, 전략적 투자, 캐주얼 토이, 게임 등 다섯 가지 사업 부문을 포괄한다. 이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완다 영화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영화관 공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다. 완다 영화는 단순히 영화를 보는 장소를 넘어,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몰입형 문화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IMAX 레이저 시스템을 도입하고, 좌석 간 거리를 1.5m 이상으로 넓히는 등 관람 환경을 개선한 것은 물론, 스포츠 중계나 콘서트 같은 새로운 콘텐츠 유치를 통해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개조된 영화관에서는 비황금 시간대의 관객 이용률이 40% 가까이 상승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은 리스크를 동반한다. 마케팅 비용은 2024년 기준 12% 늘어난 반면, 신규 사업이 전체 매출에 기여한 비중은 8%에 그쳐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한정된 자원이 다방면으로 분산되면서 효율성과 집중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완다 영화는 동시에 콘텐츠 중심의 IP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4년 중국 박스오피스 상위 10편 중 6편을 직접 제작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보여줬고, 인기 게임 《원신》과의 협업을 통해 118억 원 규모의 수익을 올렸다. 해외 시장에서는 《세인트 세이야: 정의의 전설》이 일본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며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 나아가 가상 아이돌 그룹 ‘Vexel’과 캐주얼 토이 브랜드 ‘毛绒色界’를 론칭하며 파생 상품 시장까지 확장하고 있으나, 디즈니나 중국의 버블마트처럼 완성도 높은 IP 수익 모델을 갖추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결국, 사용자의 ‘시간’과의 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 네티즌의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고작 2.82시간에 불과하다. 영화는 이제 짧은 영상 콘텐츠, 게임, 라이브 커머스와 같은 다른 엔터테인먼트 형태와 직접 경쟁을 벌여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완다 영화가 제시한 슈퍼 엔터테인먼트 공간은 바로 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다양한 콘텐츠와 체험을 한 공간에 모아, 관객의 선택 부담을 줄이고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다.

 

그 결과로 2025년 1분기 실적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완다 영화는 매출 47.09억 위안, 순이익 8.3억 위안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진정한 성공은 오프라인 공간 혁신과 디지털 콘텐츠 확장이라는 두 축을 어떻게 균형 있게 끌고 가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의 상황도 유사하다. 2024년 한국 영화관 관객 수는 1억 2천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CJ CGV는 ‘컬쳐플렉스’ 개념을 도입해 영화관을 문화 복합공간으로 재정의하고 있고, 롯데시네마는 프리미엄 상영관을 확장해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OTT의 성장세가 더 빠르고 위협적이다. 넷플릭스, 티빙, 왓챠 등 다양한 플랫폼이 소비자들의 시청 행태를 바꾸면서 영화관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에 대응해 CGV는 예술영화 중심의 ‘아트하우스’ 브랜드를 키우고, 메가박스는 특화 상영관인 MX관을 통해 관람 경험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완다 영화의 실험은 단순한 수익 모델 전환이 아니다. 이는 영화관이라는 공간 자체에 대한 재정의이자, 새로운 소비자 경험의 설계이기도 하다. 지금은 단순히 더 큰 스크린이나 더 좋은 음향이 아니라, 복합적인 경험과 체험을 통해 관객의 시간을 얻는 싸움이 되고 있다. 한국 영화관 산업 역시 더 과감하고 창의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화관이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곳에서 벗어나, 문화가 살아 움직이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때, 진정한 미래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다.

 

작성 2025.07.11 09:58 수정 2025.08.0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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