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엘와이에스 잉글리쉬(LYS English) 영어교습소] 장희진 대표 |
고3 학생들을 지도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가르칠 때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으나 지금은 수능 영어 전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그리고 고1, 2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여러 학생들을 봐왔고 그들과 함께 자라오면서, 특히나 고3 학생들과 오래 공부하면서 의문점이 생기더군요. 영어 유치원이며 어학원이며 분명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공부했을 텐데 왜 고등부에 가서 영어 포기자가 생기고 그 영포자들이 어쩔 수 없이 준비하는 수능은 왜 그렇게 1등급이 어려운 걸까요.
결국은 국어력, 독서 능력입니다.
요즘 난리가 난 문해력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 이상의 능력을 의미합니다. 문장을 읽고 뜻을 이해한 후에 그것에 숨겨진 즉, 함축된 의미까지 파악해야 수능에서 정답을 고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해석하는데 급급합니다. 그러다가 늘 시간이 모자란다고 투덜댑니다. 그래서 단어와 문법을 열심히 암기하지만 그 후에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은 해석을 다 해놓고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는 겁니다.
이쯤 되면 학생들 대부분이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열심히 했는데 점수가 안 나온다’, ‘영어는 나의 길이 아닌가 보다’ 라고 말이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국어와 수학은 수능이 끝나면 다시 볼일이 없으나 영어는 평생 시험을 봐야 하는 과목이라는 겁니다. 고등학교 때 영어를 포기한다? 남은 인생은 가시밭길 일겁니다.
이점을 매우 잘 아시는 그리고 직접 어려움을 겪어본 부모님들께서는 아이들을 4세 고시 혹은 영어 유치원으로 내몰곤 합니다. 그 절박함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남의 나라 언어를 배우기 전에 한국어가 우선입니다. 한국어를 모르면 외국어 습득이 굉장히 느려집니다. 실제로 수능 영어 선생님들께서 국어 비문학 지문을 가져와 학생들에게 읽도록 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필자는 다행히 스마트폰은 커녕 인터넷도 없는 때에 어린 시절을 보내어 어머니가 방안을 꽉꽉 채워주시던 전집을 읽으며 초등학교를 보냈습니다. 중학교에 가서는 도서관에 가서 제가 직접 책을 골라 주말 내내 읽었죠. 심지어 알파벳을 처음 배운 건 중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독서 습관을 길러주신 어머니께 늘 깊이 감사드립니다. 왜냐하면 대학에 가서 영어 이외에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라틴어를 공부할 때 누구보다 재미있어하고 습득 속도도 빨랐거든요. 성인이 되어서도 여러 장르의 책을 엄청나게 많이 읽다가 고3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주로 인문학 서적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영어 지문을 한 문장만 읽어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파악이 되더군요.
![]() ▲ [엘와이에스 잉글리쉬(LYS English) 영어교습소] 로고 |
영어 수능 지문에서 한 문장은 고3 기준으로 최소 5~6줄입니다. 물론 경험에서 오는 배경지식도 도움이 되지만 고등과정의 과학탐구, 사회탐구 과목 수준에서 출제되는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고등과정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지문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힘들어하는 걸까요?
예를 들어, 영어 수능 지문의 킬러 문항이라고 대표되는 빈칸 유형의 문제는 지문에 ‘차별’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써서 소재와 주제를 파악하게 한 뒤, 선택지에는 ‘사람을 다르게 대우함’ 이렇게 출제됩니다. 그 선택지를 고르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즉, 해석은 완벽하나 말을 조금만 바꿔 놓아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겁니다. 해석은 잘하지만 언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입니다.
그래서 아시다시피 수능 영어에서 1등급은 늘 3% 정도입니다. 단어와 문법을 바탕으로 한 해석 실력을 뽐내고 싶다면 학력고사를 보면 되죠. 안타깝게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은 암기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대학 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시험입니다.
저학년 학생들은 단어와 문법을 비롯한 기본 실력을 기르는 게 우선이지만 수능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학생들에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생각’을 하라는 겁니다. 기술 발달로 인하여 기계들이 바로바로 결과를 도출해 주니 ‘생각’이라는 것을 할 ‘생각’을 안하죠.
그러면 어떻게 아이들이 혼자 문제를 이해하고 ‘생각’하고 과정을 탐구하여 결론을 내리도록 할까요?
어릴 때부터 독서를 하는 것입니다. 다 아는 방법이죠. 그런데 어떻게요? 부모님께서 일부러 독서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도 없고 책을 읽는 것이 목표인 곳을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인위적인 방법은 더욱 아이들에게 독서를 멀어지게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학원이 추가 된 것뿐입니다.
저는 중고등 학생들에게는 본인이 책을 고를 수 있는 취향이 생겼으니 추리소설이나 하다못해 요즘 유행하는 소설이라도 재미있게 읽으라고 권합니다. 원서일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강요하면 할수록 더 안 하려고 할 겁니다.
유아기에는 한국어를 먼저 습득하고 책이 많은 환경에서 자연스레 책을 접하되 영어는 놀이와 신체활동을 추가하여 재미있게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일부러 시간을 정해 책을 읽고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영아기 아이들이 한국어를 처음 배울 때처럼 그 행위가 일상이 되면 고3이 되어서 영어는 잘하는 데 지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래서 원하는 등급을 받지 못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영어는 공부해야 하는 ‘학문’이 아니라 한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언어’입니다.












